교회가 지닌 영광 1, 불 성곽을 믿는 담이 없는 교회
(스가랴 2:1-5)
김대혁 목사
요즘은 학교 운동장이나 개인 주택에 담과 벽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70~80년대만 해도 집 사이에는 거친 담을 두었습니다. 더 옛날에는 높은 성벽과 담을 쌓는 일은 아마도 스스로를 보호하고, 그곳이 자신의 소유임을 확인시키며, 때로는 자신의 신분과 지위를 드러내는 방편이기도 했을 겁니다.
오늘 본문에도 성벽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본문은 바벨론 포로로부터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신 하나님의 약속, 비전이 담긴 말씀입니다. 그들은 다시 하나님 중심으로 제대로 생활하고자 성전 재건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들은 주위의 반대와 갈등, 자연재해, 낙심으로 성전 재건을 여러 해 중단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하나님은 스가랴 선지자를 통해 돌아온 백성들에게 예루살렘이 성곽이 없는 성읍이 되도록 하시겠다는 비전을 전해주십니다. 이 비전은 당시 성벽이 자신을 지키며 신변을 유지하던 시절에 매우 놀라운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성벽이 필요 없는 큰 도시로 만들어 주시겠다는 비전에는 하나님께서 친히 그들의 불 성곽이 되어주시겠다고 말씀하셨다는 데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성벽이 아닌, 하나님이 불 성곽이 되어주시겠다는 이 약속의 말씀은 우리에게 놀랍게 성취되었고, 우리 개인과 교회 공동체에 큰 위로와 도전의 말씀이 됩니다.
첫째, 우리는 눈에 보이는 성벽이 우리의 참된 보호, 소유, 신분이 아니라, 하나님만이 우리의 불 성곽이심을 믿고 살아가야 합니다. 인간의 난공불락의 성벽을 쌓는 것으로 우리는 결코 안전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참된 피난처이자 보호자는 불기둥과 불성곽이 되신 하나님이시며, 우리에게 성령으로 임하셔서 우리를 성전 삼으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가 참된 피난처이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세상에서 우리를 지켜주고 보호해 줄 것 같은 성벽이 허물어지고 무너지는 것을 경험한다고 할지라도, 우리는 낙심하지 않습니다. 또한, 나름 높은 성벽을 쌓았다고 해도 우리는 결코 자만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궁극적인 강한 힘이자 능력이며, 영원한 도성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로 인하여 세상의 허허벌판에서도 당당히 믿음으로 살아가는 자임을 기억하십시오.
둘째, 성곽 없는 성읍을 만드시겠다는 하나님의 비전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섬기는 우리 교회에게 하나님의 약속이자 우리의 사명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성전을 짓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은 성벽 없는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신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 교회는 결국 주위 이웃과 사람들이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는 공동체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만의 교회가 아니라, 세상의 어떤 사람도 들어와서 그들에게 보호와 안전을 제공할 수 있는 담이 없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로 허무신 모든 장벽을 허무셨듯이, 우리 교회가 담이 없는 교회로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불 성곽 되신 하나님으로 보호받고 살아가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 성도 모두가 불 성곽 되신 하나님을 든든히 믿고, 우리 포일남 교회가 영원한 도성인 하나님의 나라를 이 지역 가운데 더욱 확장해 나가는 하나님의 비전을 이루어드리는 교회가 되기를 축복합니다.